고리대출 '덫' 놓는 성형외과
성형칼럼/뉴스 2008/01/25 14:17고리대출 ‘덫’ 놓는 성형외과
사금융업체 연계 성형 권유… 브로커 ‘온라인 알선’ 활개|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

지난해 초 대학을 졸업한 A(여·25)씨는 취업이 잘 되
지않자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성형수술이 비
서직 취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 수술을 원해 병원을 찾은 A씨는 병원 상담실장에게서 턱 수술도 함께 받으면 훨씬 예뻐질 것이라는 권유를 받고 마음이 흔들렸다. 돈이 없어 망설이던 김씨는 “원래 1000만원인데 800만원으로 깎아주겠다. 돈이 부족하면 대출을 소개해주겠다”는 상담실장의 말에 수술술을 결심했다.
취직해 대출금을 갚자고 생각한 김씨는 상담실장이 소개해준 대출회사에 전화를 걸어 500만원을 대출받
았다.
◆불법대출 알선하는 성형외과 = 일부 성형외과가 사금융업체와 짜고 성형수술을 위한 대출을 알선하고 있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대출상품이 불필요한 성형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젊은 여성을 고금리의 덫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돈을 빌려 수술한 A씨는 성형수술 후에도 취직에 실패하면서 대출 원금은커녕 연 20%에 이르는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대출 회사의 채권 추심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집을 나와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고시원을 전전하고 있다. 돈을 계속 갚지 못하자 대출업자로부터 “유흥업소에 취직하라”는 협박에까지 시달리고 있다.
성형수술 대출은 성형외과 브로커와 연계돼 불법적인 환자 알선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원 B(여·28)씨는 미용실에 갔다가 미용실 주인에게 성형수술을 권유받았다. 미용실 주인은 대출 상품까지 소개해주며 성형수술을 권했다. 200만원을 대출받아 성형외과를 찾은 B씨는 수술 후 눈에 흉터가 생기는 부작용에 시달리다 재수술을 받았다. B씨는 결국 재수술 비용까지 모두 800만원의 빚을 떠안았다. B씨를 더욱 분통 터지게 한 건 미용실 주인이 성형수술 알선 대가로 수술비의 15%를 받은 것. B씨는 “수술도 제대로 안 되고 결국 미용실 주인의 배만 불려주게 됐다”고 말했다.
◆성형대출 투자자 모집하는 대부업체들 = 최근 성형외과 브로커들과 대출업자들이 주 활동무대를 온라인상으로 옮기면서 인터넷에서는 각종 성형수술 대출 및 병원 알선 행위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한 대출업자는 성형외과와 연계해 10%의 수수료를 받고 대출자들에겐 이자를 받지 않는 성형수술 대출 신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아예 성형대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생겼다. 대출업을 하고 있는 윤모씨는“대출을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 돈이 부족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신상품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국광식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기획이사는 “비전문의 의사들이 성형외과로 대거 전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일부에선 불법 알선 행위와 성형수술 대출 사업이 횡행하고 있다”며 “브로커와 대출업자의 꾐에 넘어가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